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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AP 1 인터뷰 시리즈: Quotabook편

Yesun Shin

Published

16.12.19

“나에게 Pre-SAP란 기초를 다지는 계기다!”
Pre-Series A Program 인터뷰 시리즈: Quotabook편

 

성공하는 B2B 스타트업들에게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각 사업영역에서 발견한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것인데요. 해결되지 않은 업무 속의 반복적인 불편함을 발견하고, 그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흔히 생각되는 B2B 창업의 불문율이자 성공의 비결입니다. SaaS 기반의 증권 관리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쿼타북 (Quotabook) 역시 일상에서 발견된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시작되었습니다. 

쿼타북은 카카오벤처스 출신 최동현 대표님과 (이하 앤디) 공동창업자 홍남호님 (이하 댄)이 공동창업자 전필선님 (이하 필)과 함께 창업한 스타트업으로, 벤처캐피털에 재직하면서 직접 체감한 수많은 문서 작업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범했다고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벤처캐피털은 주주명부/등기부등본/각종 주주동의 등을 80년대와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만큼, SaaS 기반의 증권 관리 솔루션인 쿼타북을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증권 관리와 거래 분야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있습니다.

프리-시리즈 A 프로그램 (Pre-SAP)*이 막을 내린 후 쿼타북의 사무실이 있는 구글 캠퍼스에서 앤디 & 댄과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아쉽게도 필은 클라이언트 온보딩 중이었던 관계로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했습니다.) 프로그램 참여 기업 중 유일한 B2B SaaS 비즈니스였던 쿼타북은 3주 동안 어떤 기대가 충족되고 어떤 결과물을 얻었을까요? 

*프리-시리즈 A 프로그램 (Pre-SAP)은 초기 단계 스타트업을 위한 제품 빌딩 (Product Building), 제품 최적화 (Product Optimization), 전략, 그로스 마인드셋, 그리고 리더십 교육에 초점을 둔 500스타트업의 프로그램입니다.

 

세일즈 세션에 참여 중인 쿼타북의 앤디 대표 (왼쪽), 서우성 개발자 (가운데), 500스타트업 멘토단의 니모 멘토 (오른쪽)

안녕하세요, 매번 디캠프에서 세션을 진행하다가 이렇게 구글 캠퍼스에서 보니 새롭네요! 가장 먼저 여쭤보고 싶은 건 Pre-SAP에 대한 쿼타북의 기대치인데요, 어떤 기대를 가지고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앤디: 이름부터 “프리-시리즈 A 프로그램”인 만큼 시리즈 A 프로그램 (SAP)*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잘 해주실 거라는 기대가 있었어요. 무엇보다 저희는 초기 기업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을 통해 앞으로의 성장을 위한 전체적인 시스템을 만들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저희가 프로그램 시작 전에 가진 사전 미팅 때도 말씀드린 것처럼 대표적으로 부족한 점이 세일즈였기 때문에 Pre-SAP를 통해 특히나 세일즈 시스템을 잡고 싶었어요. 결과적으로 이전에는 고객을 어떻게 유입하고, 어떻게 온보딩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툴을 써보고, 고객 유입 속도를 객관적으로 어떻게 가늠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시스템이 전무했는데, 프로그램 덕분에 시스템이 잘 잡혔어요. 저희가 가졌던 기대들은 대부분 실제로 이뤄졌다고 생각해요. 

댄: 저는 사실 명확한 기대치가 있지 않았어요. 당장 할게 많은 상황에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기 때문에 현재의 업무와 프로그램 중 뭐가 우선순위일지 고민했던 것도 솔직히 사실이고요. 하지만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솔루션을 보기 전까지는 그 불편함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처럼 저도 Pre-SAP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보기 전까지는 무엇이 부족한지를 몰랐죠. 프로그램에 들어가고 첫 세션부터 “아 우리가 이런 부분이 부족했구나”를 바로 알 수 있었어요.

*시리즈 A 프로그램 (SAP)은 5~15억 규모의 투자금액을 이미 유치한 스타트업 중 빠른 성장을 위한 팀이 구성되어 있고, 프로덕트 마켓 핏 (Product-Market Fit)이 검증된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들이 약 8주간 참여하는 500스타트업의 프로그램입니다. 마케팅 전략과 그로스 해킹에 초점을 두고 진행됩니다.

 

우선순위에 대한 부분은 다른 참여 기업들도 공통적으로 꼽은 고민이네요. 혹시 프로그램 참여 이전에도 500스타트업에서 엑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걸 알고 계셨나요?

댄: 전 직장인 카카오벤처스에 있을 때부터 500스타트업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걸 소문으로 들어서 알고 있었어요. 그 당시에 만났던 500스타트업 포트폴리오사인 자란다 대표님으로부터 프로그램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는 얘기를 건너 듣기도 했죠. 그때 이후로 “벤처캐피털이 전문가와 멘토들을 초대해서 스타트업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는 게 괜찮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알렉스 멘토와 니모 멘토가 리딩하는 세션에 참여 중인 쿼타북 팀과 500스타트업 팀

Pre-SAP에서 제일 인상 깊게 들은 세션이 무엇인가요? 현재까지도 쿼타북의 비즈니스에 영향을 주고 있나요?

댄: 모든 세션들이 인상 깊었지만 저는 저스티나 멘토*의 세션이 특히 기억에 남아요. 저스티나 멘토의 세션을 통해 우리가 고객에게 투척해야 하는 메시지는 서비스의 기능이 아니라 유저들이 느끼는 문제라는 것을 배웠어요. 저희의 네 가지 주요 고객군은 벤처캐피털 심사역, 벤처캐피털 관리팀, 스타트업 대표님, 스타트업 관리경영 팀장님인데요, 각 그룹마다 각자 반응하는 것과 원하는 것이 모두 달라요. 그리고 같은 스타트업이라고 하더라도 어떤 시리즈인지에 따라서도 원하는 것과 문제라고 느끼는 것들이 다 다르죠. 

또 각 고객군의 시장 성숙도 (market sophistication level)*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어요.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 대표님에게는 시장 성숙도 1단계이지만, 관리팀에게는 4단계거든요. 똑같은 서비스임에도 시장 성숙도가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것도 다 다르다는 점을 다시금 느꼈고, 그렇기 때문에 “유저별로 다른 메시지와 가치 제안 (value proposition)을 해나가는 게 맞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결과적으로 지금은 어떤 고객군에 초점을 맞출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어요. 많은 고객 아바타 (customer avatar) 중 우선순위를 어떻게 잡을지, 교집합으로 갈지 아니면 그중에서도 우리의 가장 열정적인 유저는 누가 될 것인지를 판단해서 정할지—이런 부분들은 아직도 고민하고 있어요. 결국에 저희는 단 하나의 날카로운 핵심 페인포인트 (pain point)를 잡아서 그것에 맞춘 솔루션을 만들기보다는 투자자들과 스타트업들이 넓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을 갖춘 시스템을 만들어가고 있어요.

앤디: 저스티나 세션 전까지는 저희 서비스의 아바타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않았어요. “어떤 업계에서 어떤 일을 하는 사람들” 정도로 막연하게 생각을 하고 있었죠. 하지만 저스티나 세션 후에는 “어떤 페인포인트 (pain point)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 더 명확하게 좁힐 수 있었어요.

댄: 그리고 나 = 유저 전체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어요. 솔직하게 말하면 그전까지는 굉장히 주관적으로 “나는 이 아바타에 속하니까 내가 불편한 걸 문제로 잡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세상에 정말로 다양한 스타트업 대표와 경영 팀장, 벤처캐피털 심사역과 관리팀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어요. 그리고 벤터캐피털 하우스마다 일하는 문화도 다 다르다 보니 “아 내가 세상의 전체가 아닌 일부였구나”를 더욱 느끼고 있죠. 단적인 예로 저희가 일했었던 환경에서는 심사역이라면 누구에게나 다 하우스 포트폴리오가 기본적으로 공유가 됐는데, 오히려 큰 하우스에서는 “그건 당연히 안되는 거 아니야?”라는 인식이 있더라고요. 이런 차이점을 깨닫게된 만큼 서비스 로직에 대한 워킹 플로우 등 달라진 부분이 많아요. 

*저스티나 멘토는 마케팅 분야 담당 멘토였습니다.

*시장 성숙도 (Market sophistication level)는 시장에 대한 인식을 5가지 단계로 나눈 마케팅 개념으로, 단계가 높아질수록 시장의 인식이 올라갑니다. 전설적인 카피라이터 Eugene Schwartz의 저서 “Breakthrough Advertising”에서 처음으로 사용됐습니다. 

 

사실 쿼타북은 B2B 사업이고 가장 중요한 세일즈 시스템이 아직 잡히지 않았기 때문에 저스티나 멘토의 마케팅 세션이 크게 도움 될지에 대해 내부 논의를 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세션이 많은 도움을 드린 것 같아 너무 기쁩니다! 혹시 다른 멘토들의 세션에서도 인상 깊었던 순간이나 반영하고 계신 인사이트가 있나요?

앤디: 저는 니모 멘토*와 알렉스 멘토*의 세션을 통해서 “이런 영역에서도 시스템을 갖출 수 있구나”라고 느꼈어요. 특히나 세일즈 분야가 그랬어요. 저는 직접적/간접적으로 운영, 경영, 제품, 개발을 해본 경험은 있지만 세일즈 팀에서 일해본 적도 B2B 영업을 경험해본 적도 없어요. 그래서 니모와 알렉스 멘토의 세션들을 통해 “세일즈 팀은 이런 시스템으로 움직이는구나”를 알게 돼서 유익했습니다.  

또 앞서 말했듯이 세일즈의 기반도 구축할 수 있었어요. 세일즈 CRM의 관리, CRM 툴 안에서의 데이터 운영, 툴의 활용법 등을 배웠고, 일정 수의 타겟 고객이 생기면 얼만큼을 역추적해서 연락해야 하는지, 콜드콜 (cold call)의 내용과 팔로업 (follow-up) 방법은 무엇인지… 이 모든 것에 대한 시스템이 Pre-SAP를 통해 생겼어요. 0에서 1이 됐죠. 물론 완벽하지는 않아요, 차차 잡아가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겠다”라는 감이 생겼다는 게 제일 큰 결과물인 것 같아요. 이제 저희가 계속해서 시스템을 갖추고 고도화해야죠.

댄: 저도 세일즈를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거절당하는 용기가 부족했어요. 하지만 알렉스 멘토의 세션을 통해 거절에 개의치 않고 관심을 유도해서 대화를 이끌어내는 법과 양과 데이터로 승부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만약에 저에게 Pre-SAP를 통해 얻은 단 하나의 최고의 인사이트를 꼽으라면 “이메일에 답신이 오면 바로 전화해!”를 고를 것 같아요. 정말 간단한 거지만 세일즈 파이프라인을 가속화하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됐어요. 최고예요.

*니모 멘토는 세일즈 분야 담당 멘토였습니다.

*알렉스 멘토는 오퍼레이션 및 세일즈 분야 담당 멘토이자 이번 프로그램의 리드 멘토였습니다.

 

이메일 드립 캠페인 (email drip campaign)을 리뷰 중인 알렉스 멘토 (왼쪽)와 공동창업자 필 (오른쪽)

쿼타북의 비즈니스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결과를 남겨가신 것 같아서 뿌듯하네요. 프로그램에 대한 전반적인 소감도 한 번 들어볼 수 있을까요?

앤디: Pre-SAP에서 배우게 되는 것들은 연쇄 창업을 해보신 분들이 아닌 이상 아무도 모를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이 프로그램에 꼭 참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에서 다룬 내용도 물론 도움이 많이 됐지만, 네트워킹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일례로 저희도 프로그램의 일부인 Founders’ Dinner 행사*에서 SAP를 졸업한 500스타트업의 포트폴리오사인 코멘토의 이재성 대표님과 하진규 이사님을 만났고, 이 만남이 인연이 되어서 코멘토의 클라이언트로 온보딩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댄: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하잖아요. 저희가 벤처캐피털에서 일하면서 대표님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씀드린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나와서 일을 하다 보면 그런 것들을 저 스스로도 안 지키고 있는 걸 볼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Pre-SAP는 알고 있었던 것들에 대해 넛지를 주고, 다시 한 번 정신무장해서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Founders’ Dinner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파운더와 500스타트업의 이전 프로그램에 참여했었던 역대 기업의 파운더들이 초대되어 네트워킹하는 소셜 행사입니다

 

너무나 좋은 인사이트를 많이 남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공통 질문인데요, 다음의 문장을 채워주세요: 나에게 Pre-SAP는 ______다.

앤디: 나에게 Pre-SAP는 기초를 다지는 계기다. 중구난방식의 생각들이 많았고 어떻게 해야 될지 감조차 안 잡혔었던 시기에 참여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댄: 나에게 Pre-SAP는 손톱 밑에 가시 같은 존재다. 해야 하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한번 찔러주면서 리마인드 해주는 계기였어요. 프로그램이 끝난 이후에도 “아 그때 그거 하자고 말했었는데 아직도 우리가 못하고 있네”라는 식으로 저희 뇌리에 죄책감이자 고통으로 남아있으면서 앞으로 나아가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런 비유를 생각한 것 같아요. 찔리면서 달려가게 해주는 거죠.

 

*       *       * 

 

Pre-SAP 커뮤니티 이벤트*에서 필님이 했던 말이 있습니다: Pre-SAP는 백종원의 골목식당 같다! 백종원이 사장님들에게 족집게 솔루션을 주듯이 500스타트업의 멘토단이 참여 기업들에게 맞춤형 멘토링을 준 것에 대한 비유인데요. 그만큼 Pre-SAP가 지금까지 500스타트업의 포트폴리오사들이 느껴온 갈증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줬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그간 느껴왔던 시스템 구축에 대한 갈증을 해결한 쿼타북. 올해부터 한국에서 전자증권제도가 시행되며 소프트웨어 서비스 기반의 증권 관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쿼타북이 Pre-SAP의 모멘텀을 기반으로 높은 성장을 이루어가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커뮤니티 이벤트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회사들 간의 교류와 네트워킹을 위해 진행되는 소셜 행사입니다.

Yesun 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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